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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승그룹]‘동대문시장의 신화’ 동승그룹의 대약진 (주간조선 2294호_201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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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시장의 신화’ 동승그룹의 대약진

‘미싱’ 장사에서 JW메 리어트호텔 오픈까지



▲ 옛 동대문 고속버스터미널 자리에 들어선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호텔과 동대문종합시장(왼쪽).photo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서울 동대문에 처음으로 특급호텔이 들어섰다. 지난 2월 4일 문을 연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호텔(회장 정승소)이다. 동대문(흥인지문)과 동대문종합시장 사이의 옛 동대문고속버스터미널 터에 첫 삽을 뜬 지 2년여 만이다. 170개의 객실을 갖춘 11층 규모다. 동대문 성벽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디자인, UFO를 연상시키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함께 동대문 일대의 새로운 명물로 주목받는다.
   
   JW메리어트는 메리어트를 비롯 리츠칼튼, 르네상스, 코트야드 등의 17개 호텔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는 미국 최대 호텔 기업인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최고급 호텔 브랜드. JW메리어트는 메리어트호텔그룹 내에서 리츠칼튼, 불가리와 함께 최고급 럭셔리 브랜드로 꼽힌다. 메리어트호텔은 75개국에 모두 3700여개 호텔을 거느리고 있지만 JW메리어트 브랜드를 단 호텔은 25개국 64곳밖에 없다.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호텔 개관으로 서울은, 신세계그룹이 2012년 지분을 인수한 반포 JW메리어트호텔을 더해 한 도시에 JW메리어트 브랜드 호텔이 두 곳이 있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서울에 두 번째 JW메리어트호텔을 세운 사람은 ‘동대문시장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정승소(70) 동승그룹 회장이다. 좀처럼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정승소 회장이 이끄는 동승그룹은 동대문종합시장과 동대문쇼핑타운 등을 운영하는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호텔의 실소유주다.
   
   호텔 업계와 여행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메리어트 측은 당초 동승 측에서 ‘JW메리어트’ 브랜드를 도입하려 하자 꺼렸다고 한다. 남대문시장과 함께 대표적 전통 시장인 동대문시장과 인접한 입지 특성상 24시간 불야성을 이루는 시끌벅적한 시장과 럭셔리 호텔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승그룹의 한 관계자는 “JW메리어트호텔 측에서 호텔 입지가 좋다면서 동승 측에 먼저 제안한 것”이라며 “호텔을 짓는다고 하자 세계적 호텔 브랜드 등이 제안을 해왔고 최종적으로 메리어트와 하얏트가 경합을 벌이다가 조건이 좋은 메리어트를 선택한 것” 이라고 업계의 뜬소문을 일축했다.
   
   실제 동대문 일대에 25m 실내수영장과 회원제 피트니스센터까지 갖춘 외국계 특급호텔이 들어서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계 베스트웨스턴 동대문호텔이 있었지만 3성급 비즈니스호텔에 불과했다. 2009년 케레스타(옛 거평프레야타운) 쇼핑몰 상층부에 162개 객실을 갖춘 이스트게이트 타워호텔(4성급)이 문을 열었지만 지금은 건물이 공매로 넘어가 호텔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의 사이먼 쿠퍼 아시아태평양 지역 지사장은 지난 2월 4일 개관식에서 “새 호텔은 JW메리어트 브랜드의 스탠더드를 보여주었던 JW메리어트 서울(반포)을 보완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동대문시장의 터줏대감인 동승그룹은 럭셔리급 특급호텔을 운영하는 호텔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게 됐다.
   
   동승그룹은 정승소 현 회장의 선친인 고 정시봉 의원이 창업했다. 정시봉 의원은 12대(국민당 전국구), 13대(신민주공화당·민자당 전국구) 의원을 지낸 인물이다. 기업 로고 한가운데 동대문이 들어가는 동승그룹은 동대문시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역사를 갖고 있다. 동대문시장은 6·25전쟁 전후 이북에서 내려와 청계천변 판자촌에 무리를 지어 살던 이북 실향민들이 모여 만든 평화시장이 시초다. 실향민들이 미군 군복을 염색해 팔면서 의류 관련 사업을 했던 것이 오늘날 동대문 의류 시장이 형성된 계기가 됐다.
   
   동승그룹의 창업 1세대인 정시봉 회장은 이정재 전 동대문상인연합회장이 5·16 군사쿠데타 이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후 새롭게 동대문에 자리잡은 신흥 기업가다. 5·16쿠데타로 박정희 정권이 들어서기 전만 해도 동대문 시장 일대는 이정재, 임화수 등 이승만 정권의 비호를 받은 소위 ‘동대문 사단’ 정치주먹들이 동대문상인연합회란 단체를 이끌며 좌지우지했다.
   
   경기도 평택 출신의 정 회장은 지금의 동대문구 신설동 일대에서 ‘미싱(재봉기)’ 등을 취급한 청년사업가였다. 광복 직후에는 동대문 지역 청년단체(국민회 청년단, 국청) 간부를 지내고, 신설동 로터리 일대 부동산 개발을 통해 사업에 필요한 종잣돈을 모았다고 한다. 신설동 로터리 일대 요지에 자리 잡고 있는 동화빌딩, 동진회관 등이 모두 정시봉 전 회장이 세운 빌딩이다. 이후 동화식산(동화특수합판)이란 건축자재 회사를 운영하면서 개발연대에 새마을합판 생산과 판매를 통해 큰돈을 벌었다고 한다.
   
   이후 정 회장은 신설동 부동산 개발로 번 돈을 밑천 삼아 동대문을 향해 서진(西進)했다. 지금의 동대문종합시장과 JW메리어트호텔 일대의 시유지를 서울시로부터 불하받은 것. 불하받은 땅은 1899년부터 1969년까지 종로를 동서로 관통하던 노면전차의 차고지가 있던 곳이다. 이후 정 회장은 불하받은 땅에 당시만 해도 동양 최대 규모의 단일시장이었던 ‘동대문종합시장’을 세웠다. 냉난방 공조설비와 스프링쿨러 등의 소방 설비를 갖춘 현대식 쇼핑센터였다. 당시는 ‘재래시장 현대화’가 서울시의 역점사업이었던 터라, 1970년 12월 23일 개점식을 할 때는 박정희 대통령과 양택식 서울시장이 직접 개관식에 찾아와 정시봉 회장과 함께 테이프 커팅을 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시장 설립 초기에는 인근 광장시장과의 경쟁 때문에 점포 분양이 안 돼 고생을 많이 했다”는 것이 동대문시장에서 수십년간 장사해온 상인들의 말이다. 동대문시장의 서쪽에 있는 광장시장은 광복 후 동대문시장이 들어서기 전인 구한말부터 자리 잡고 있던 재래시장이다.
   
   그래도 동대문종합시장은 시장 동쪽에 고속버스터미널을 끼고 있어 전국의 도소매 의류상인들이 점차 몰려들었다고 한다. 현재 JW메리어트호텔이 들어선 자리다. 경부고속도로 완전 개통과 함께 1969년부터 고속버스 시대가 열리자 고속버스사업자들은 동대문 옛 전차차고지를 고속버스터미널로 사용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서울(강남)고속버스터미널이 들어서기 전이었다.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을 지낸 손정목 서울시립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1970년대 동대문 고속버스터미널은 터미널 면적과 차량대수 및 이용인원에서 국내 최대였다고 한다. 전국의 고속버스가 동대문으로 드나들면서 동대문시장은 의류와 패션에 특화된 전문 시장으로 기반을 닦았다고 한다.
   
   이후 동대문시장은 청계천 남쪽에 있는 평화시장과 함께 두산타워, 밀리오레, 헬로APM, 굿모닝시티, 롯데피트인(옛 패션TV), 맥스타일, 유어스에서 최근 개관한 동대문 디자인플라자까지 남쪽으로 점차 확대됐다. 이런 역사를 감안하면 정시봉 회장은 오늘날 동대문시장의 기반을 닦은 사람인 셈이다.
   

▲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호텔 개관식에 참석한 정승소 동승그룹 회장(오른쪽)과 정종환 부사장 부자. photo 연합
동대문 주위로 늘어선 수많은 의류 패션 쇼핑몰 가운데 ‘동대문’이란 상호를 쓰는 유일한 곳도 동대문종합시장이다. 지금도 동승그룹의 모태가 되는 6만6000여㎡(약 2만평)의 동대문종합시장 안에는 모두 4300개에 달하는 점포가 입점해 있다. 각 시장에 종사하는 인원은 5만명,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15만~2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에 동대문종합시장과 동대문쇼핑타운 한편에서는 청계천변 판자촌에서 세계적인 의류 패션 디자인 허브로 성장한 동대문시장 일대의 변천사를 기록한 흑백사진들도 상설 전시하고 있다.
   
   동대문종합시장을 기반으로 정시봉 회장은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부동산 재벌이 됐다. 1982년에는 동대문종합시장 바로 북쪽 종로와 면한 곳에 동대문쇼핑타운을 추가로 세웠다. 이후 12대·13대 국회 때 모두 전국구 2번으로 여의도에 입성했다.
   
   현재 동승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승소 회장은 정시봉 회장의 장남으로 일찍부터 경영수업을 받았다. 1978년부터 동대문종합시장 부사장, 1983년 사장을 거쳐 1988년에는 동승그룹의 회장으로 취임했다. 1991년에는 동대문종합시장의 사명을 자신의 이름(승소)을 따서 ‘동승(東勝)그룹’으로 바꿔 달았다. 1994년에는 경기도 이천에 부친(정시봉)의 아호를 딴 동진(東震)컨트리클럽(현 뉴스프링빌 컨트리클럽)이란 골프장을 세우기도 했다.
   
   부동산 가치상승으로 정승소 회장은 수조원대 재산을 보유한 알짜 자산가가 됐다. 무차입 경영으로 JW메리어트호텔 건물도 100% 자기자본으로 지었다고 한다. 현재는 경기도 이천을 비롯해 경북 상주에도 골프장(뉴스프링빌 컨트리클럽2) 등 총 81홀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에서도 네 곳의 대형 쇼핑몰을 운영 중이다. 동승그룹의 한 관계자는 “제주를 모항으로 하는 국제크루즈 사업과 전남 강진에 테마파크 조성사업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동승문화재단을 통해 수천 명의 학생에게 장학금도 지급했다”는 것이 그룹 관계자의 설명이다. 동대문종합시장의 한 상인은 “다른 쇼핑몰들은 2세가 사업을 물려받은 뒤 많이 망했는데, 정승소 회장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사업을 제법 잘 키웠다”고 말했다.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호텔 개관과 함께 뛰어든 호텔 사업의 경우 정승소 회장의 장남인 정종환(33) 부사장이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1970년 정시봉 회장이 동대문종합시장을 설립할 당시부터 동대문 고속버스터미널과 연계한 관광호텔의 건설 계획이 있었다. 1987년에도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에 맞춰 옛 동대문 고속버스터미널 부지에 비즈니스호텔을 건립하려 했으나 흐지부지됐었다고 한다. 결국 1970년 정시봉 회장이 동대문종합시장을 연 지 44년 만에 관광호텔의 꿈이 이번 초특급 JW메리어트호텔 개관으로 실현된 셈이다.[End_m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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